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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인간의 위대한 자연치유력

by 원장 이란 2022. 11. 19.

인간의 위대한 자연치유력

 

 

병은 의사가 고치는 것이 아니다

 

인체는 자연을 포함한 외부의 환경과 인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변화, 각종 유해 세균의 공격에 맞서 내부 환경을 항상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이 힘을 항상성(恒常性), 또는 자연치유력이라고 한다.

 

몸의 이상(異常) 상태를 질병이라 한다면, 외부의 도움 없이 인체 내의 모든 생체 질서와 환경을 항상 정상(正常) 상태로 유지하려는 생명체의 본능적인 능력이 자연치유력이다. 인체 본연의 자연치유 체계를 현존하는 과학적 논리로는 정확하게 규명할 수 없다. 굳이 과학의 잣대로 증명하지 않아도 분명히 우리 몸에 존재하고 있음을 부정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위적인 치료에 앞서 자연치유 시스템에 맡겨보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병은 의사만 고칠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나의 몸이 갖고 있는 자연치유력을 활용하고 더욱 진화시켜 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인류 최후의 백신은 인체의 면역력

 

면역력 저하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인 대상포진 환자가 201771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볼 때 우리 국민의 면역력이 심각하게 저하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몇 년 전 중동호흡기 증후군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가 온 나라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우리가 자랑하던 첨단의학이 우리를 지켜주지 못했고, 결국 자신이 갖고 있는 면역력에 따라 생()과 사()가 갈렸다. 의료시설이 할 수 있는 것은 격리뿐이었다. 왜 세계 최고의 제약회사들이 메르스 백신을 만들지 못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최근 세균과 바이러스는 인간이 만든 백신에 대항하기 위해 더 강력한 개체로 빠르게 변이(變異)되어,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고도화된 방법으로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막아낼 수 있는 백신 개발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백신을 개발하는 속도보다 바이러스가 변종을 만들어내는 속도가 더 빠르다면, 백신이라는 의학적 차단장치가 더 이상 우리를 지켜주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백신은 무엇이며, 어떤 원리로 만들어지는지 간략하게 설명해 보겠다.

 

 

 

 

백신의 효과는 면역체계가 정상 가동하기 때문

 

백신(vaccine)이란 특정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는 감염성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미생물을 약화시키거나 죽여서 인공적인 항원을 만들어낸 것이다. 약화된 미생물로 만든 백신을 생백신, 죽은 미생물로 만든 백신을 사백신이라고 한다. 백신이라는 인공 물질이 들어오면, 인체는 백신에 자극을 받아 방어체계(백혈구와 림프구)를 구축하고 항원(침입자)을 물리칠 수 있는 기억세포를 생성한다. 이후 진짜 항원(침입자)이 들어오면 기억세포의 지시에 따라 재빠르게 항체(면역물질)를 만들어 항원을 물리치는 면역 기능을 수행한다.

 

역설적이게도 인위적으로 만든 백신이 우리 몸을 지켜주는 것은 인체 내의 면역체계가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때문이다. 인체의 면역체계는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선천적 면역체계와 생후에 형성되는 후천적 면역체계로 나뉜다. 선천적 면역체계는 외부 침입자와 직접 맞부딪치는 피부와 신체 각 기관의 1차 방어체계와 1차 방어선이 뚫렸을 때 막아주는 2차 방어체계로 나뉜다.

2차 방어체계인 백혈구는 외부에 침입한 병원균이나 인체 내부에서 발생한 노폐물을 잡아먹는 역할을 한다고 해서 식세포라 불린다. 이들은 침입자가 나타나면 특유의 화학물질을 분비해 지원군을 호출한다. 이 화학물질에 의해 혈관이 팽창하고 혈액의 양이 증가하면서 많은 수의 백혈구가 병원균 주변에 모여 전투를 벌인다. 일반적으로 몸에 상처가 났을 때 그 부위가 부어오르고 고름이 나오는 현상은 백혈구가 병원균을 막아냈다는 징표이다. 적과의 싸움에서 장렬히 전사한 백혈구의 잔해가 고름이다.

 

후천적 면역체계는 림프계에서 만들어진 림프구에 의한 특이적 면역체계다. 림프구에는 T세포와 B세포가 있는데, B세포는 T세포의 지시에 따라 병원균의 특성에 따라 효과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는 항체를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세포들이 기억세포로 분화되고 기억세포들은 한 번 들어온 침입자(항원)를 정확히 기억하여 동일한 특성을 가진 병원균이 다시 침입할 경우 기억된 정보에 따라 신속하게 항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미래지향적 예방 진료가 절실히 필요한 때

 

얼마 전 서울에서 세계 각국의 보건 행정가와 의료 전문가 등이 참여한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회의가 열렸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시골에서 발생한 신종 감염병(미생물이 동물이나 식물의 몸 안에 들어가 증식하여 일으키는 병)이 전 세계로 퍼지는데 24시간이 채 안 걸린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시대에는 국제적 전염병의 예방이나 감염병의 차단이 곧 국가 안보이고 경제 안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기존에 알려진 169종의 바이러스 외에 사람과 동물에게서 새로운 바이러스 815종을 발견했으며, 이들 바이러스는 언제든 신종 전염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싸워서 승리하는 개체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 자연계의 법칙이다. 인간이 지구에서 지금의 위치를 가지는 데까지는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하는 자연치유력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 힘을 발전시켜온 힘겨운 진화의 과정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하고 인간이라는 동물이 출현한 시점부터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 긴 시간과 비교하면, 현대의학이라는 인위적인 치료 덕분에 인간에게 추가로 허용된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다.

 

섣부른 예단일 수도 있으나 현대의학의 매력에 빠져 생명체의 자연치유력을 무시하는 세태는 지구상에서 인간이 사라지는 그날을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현대의학을 완전히 배제하고는 복잡 다양한 현대사회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없다. 다만, 현대의학의 한계와 문제점을 분명히 하자는 것이다.

 

 

 

 

예방 의료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자연치유 요법

 

복지국가를 표방하며 국민들의 의료비를 경감해 주는 정책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만성질환들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조기진단 시스템과 보편화된 건강검진 정책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음에도 암 사망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의료 현실은 현재의 의료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 혜택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나야 현실성 있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는 의료비를 지원하는 정책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병원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건강한 삶을 제공하는 최선의 방법이 아님을 경험해 왔다. 선천적인 요인을 제외하고, 건강하지 못한 몸은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당사자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 책임을 국가가 전적으로 질 수도 없고 져서도 안 된다. 무분별한 의료비 지원으로 국민의 부담이 증가된다면 성실히 건강관리를 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분명히 공평하지 못한 정책이다.

 

예방 의료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지행해야 할 의료 시스템이다. 예방 의료를 위해서는 자연치유요법을 제도권 의료로 수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나 이는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 일단 제쳐 두기로 하자. 그나마 제도권 의료 중 예방 의료를 할 수 있는 의학은 한의학이다. 대증요법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현대의학은 그 원리상 예방 의료를 할 수가 없다. 반면 한의학은 적은 비용으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치미병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그 본질에 맞춰 의료 행위를 한다면 충분히 예방 의료의 몫을 담당할 수 있다.

 

치미병(治未病)’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미병(未病)을 치료한다는 것이다. 아직은 질병이 아니지만 질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미리 치료하고 다른 장부로 옮겨가지 않도록 대책을 세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상의(上醫)는 미병(未病)을 치료하고 하의(下醫)는 환자를 치료한다고 한다. 검사상 이상이 없거나 질병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치료를 하지 않는 현대의학과 예방의학을 강조하는 한의학의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다.

 

 

 

기운을 운용할 줄 알았던 우리의 전통 의술

 

우리나라의 한의학은 이제마 선생의 사상(四象) 의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사람의 체질을 태양인, 태음인, 소음인, 소양인의 네 가지 형태로 분류하여 이에 합당한 천연의 약제와 침을 사용하여 병을 치료하는 독창적인 우리의 전통 의술이다. 전통 의학인 한의학이 작은 쇠붙이에 불과한 침을 사용하여 질병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대자연의 기운을 인체와 연결시켜 운용할 수 있는 우리 민족만의 영적 기감(氣感)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2009년 허준(1546~1615)의 동의보감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고, 2015년 국보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루었지만 그의 위대한 의술과 애민정신이 가진 진정한 가치를 인식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개인적인 소견이긴 하나, 현대의학과는 비교할 수 없는 초과학적인 이론과 독창성을 가진 우리의 한의학이 현대의학의 치료 방식과 가까워지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이라도 예방의학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한의학이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로 자리 잡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 정책은 그 어떤 정책보다 중요하다. 국가는 의료 집단의 유, 불리를 고려해 정책의 향방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전통의학인 한의학이 독창성을 살려 현대의학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인간이라는 한 생명체의 생존 원리에 부합하는 육체적 치료와 복잡 다양한 사회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신적, 심리적, 영적 치료가 병행될 수 있는 자연치유 요법을 발굴, 육성해 모든 국민이 혜택을 누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가는 객관적인 검증 시스템을 구축해야

 

현대의학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자연치유 요법이 검증되지 않은 비과학적인 방법이라 폄하한다. 그렇다면 그렇게 과학적인 현대의학이 왜 근본 치료를 못하고 수많은 국민들이 약제에 의존하는 참담한 의료 현실을 만들어냈을까? 그리고 비과학적이라 폄훼하는 자연치유 요법에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를 주었는지 묻고 싶다. 자연치유 요법들도 현대의학과 동일하게 임상이라는 객관적인 철차를 거치도록 해주기를 바란다.

 

내 가족이 의학적으로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질병의 고통에 놓여 있거나 암 치료 종결 후의 관리 과정에 있다는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생각해 보자. 나름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지만, 결국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고 고통을 겪는 사람들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단지 어리석다고 비난할 수 있을까? 나는 긴 시간 동안 그들의 아픔과 절박함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기에, 내가 만약 그들과 같은 처지에 놓인다면 나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란 공감대와 측은지심을 갖고 있다. 정책의 부재 속에서 검증되지 않은 자연치유 요법들이 대체의학이라는 이름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의 몫이 되고 있다.

 

나는 제도권 의료 밖에서 일어나는 참담한 현실에 대한 책임은 제도권 의료의 한계와 고통 받는 사람들의 절박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의료 정책에 있다고 본다. 앞으로도 제도권 의료를 벗어난 모든 치료 행위에 대해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는다면 이들의 고통은 계속될 것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기본 의무다. 많은 사람들이 질병의 고통을 해결한 방법이 있다면, 반드시 합당한 원리가 존재함을 인정하고 객관적인 검증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비과학적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서는 안 될 것이다. 하루 빨리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자연치유 요법에 대해서 옥석을 가리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객관적 검증 시스템이 활성화되면 보편타당한 치유 요법들은 더욱 가치를 발휘할 수 있고, 잘못된 치유 요법에 의해 발생하는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 , 검증 시스템은 과학지상주의에 편향된 시각이 아니라 반드시 임상을 통한 객관적 사실을 근거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