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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평생 먹어야 하는 약의 비밀

by 원장 이란 2022. 11. 16.

평생 먹어야 하는 의 비밀

 

 

치료제인가 ,증상 완화제인가

 

진단 장비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질병의 종류는 갈수록 세분화되고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병명들이 수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병명만큼이나 다양한 치료약이 개발되고 있지만, 이러한 약제가 근본적인 치료제가 되지 못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의학적으로 규정된 병명이 없어 질병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의 도움조차 받지 못하는 사람에 비하면 그나마 약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질병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일시에 사라지게 하는 마법 같은 약제가 근본적인 치료제가 될 수 없다고 누누이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알지 못하면 우리는 평생 약제의 노예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현대의학이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가 원인(原因) 요법이다. 질병의 원인이 확실히 밝혀진 질병의 경우에는 그 원인을 제거하는 화학요법, 혈청요법, 외과적인 수술 등을 실행하게 된다. 두 번째 방법이 많이 들어보았을 대증(對症) 요법이다. 원인이 불확실하거나 통제할 수 없을 때, 단지 질병의 증상을 완화시켜 환자의 고통을 경가시켜주는 치료를 말한다. 열을 내려주는 해열제, 염증 반응을 차단하는 소염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런데 문제는 현대의학의 경우, 외과적인 치료와 감염성 질병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치료가 대증요법의 범주에 속한다는 것이다. 물론 질병의 증상을 완화시켜 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장점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였듯이 약을 꾸준히 복용해 질병의 증상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복용을 중지하면 어김없이 증상이 다시 나타난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현대의학의 대증요법에 사용되는 약제들은 치료제가 아니라 증상 완화제에 불과하다.

 

 

 

약제로 인한 악순환의 고리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견딜 수 없는 통증과 불쾌한 증상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하는 약제의 매력에 빠져 장기간 사용할 경우, 약제에 대한 내성이 생겨 약제의 효과가 점점 약화된다. 복용 양을 점점 증가시키다 보면, 약제를 과대 복용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결국 인체의 면역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그 결과 또 다른 질병이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대증요법을 실행할 때는 엄격하게 약제의 사용을 규제해야 하지만, 무분별하게 남용되는 것이 현실이다. 병을 고치기 위해 약을 먹지만, 그 약에 의해 또 다른 질병이 만들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 약은 평생 드셔야 합니다란 의사의 말은 병을 고칠 수는 없으니 질병과 불편한 동거를 하며 그럭저럭 살아가라는 뜻이다. 소중한 우리의 몸을 평생 약제의 노예로 살게 하는 것이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제도권 의료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닐 텐데 우리의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질병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요법도 필요하다. 하지만 치료제증상 완화제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 상황은 약제의 오남용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진다. 우리나라의 항생제 처방 비율은 58.9%WHO가 권장하는 22.7%2~3배 수준이다. OECD 국가 중 항생제 사용 1위란 불명예스러운 타이틀도 놓치지 않고 있다. 아무런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 고통을 참으면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질병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불편한 증상들에는 우리의 몸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긍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질병보다 무서운 것은 약제에 의한 면역력 파괴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구절은 전쟁이나 경쟁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싸움이든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싸움의 대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인체는 왜 질병의 증상이라는 것을 발현시킬까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감기에 걸리면 왜 열이 나고, 상한 음식을 먹으면 왜 설사가 나고, 피부에 상처가 나면 왜 곪을까? 인체 나름대로 몸의 이상 상태에 대응해 면역체계를 가동시킨 결과가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해석해야 한다.

 

그런데 약제로 질병의 증상을 없애버리면, 인체의 자연치유 시스템은 가동을 멈춘다. 그리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인체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능력을 상실한다. 반면 인체를 공격하는 세력들은 이를 틈타 더 큰 세력으로 무장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의료 혜택을 받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병이 나도 병원을 찾기 힘들었고 사고나 나서 인체 일부가 훼손되어도 별 다른 방법이 없었다. 치료 시기를 놓쳐 평생 불구의 몸이 되기도 했고, 가족과 이웃이 생을 마감하는 모습을 속절없이 지켜봐야 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의료 혜택을 정말이지 고마운 존재다. 하지만 그 혜택만큼 우리가 건강하게 살고 있는가?’란 의문 앞에서는 그렇다는 대답이 선뜻 나오지 않는다.

 

 

진정한 의료 혜택은 병원이 필요 없는 상태

 

2017년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분석한 OECD 국가의 건강 통계를 살펴보자. 2015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외래 진료를 받은 횟수는 16회로 나타난다. OECD 평균인 7회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다. 또한 입원 일수는 16.1일로 2위를 기록했다. 이 수치를 긍정적으로 본다면, 병이 나면 누구나 쉽게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가 충족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의 현대의학에 대한 의존도가 과하다고도 볼 수 있다. 최상의 의료 혜택은 병원이 필요 없는 건강한 몸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의료 혜택을 받지 못했던 지난 시절의 아픔이 남아 있는 탓일까? 아니면 저렴한 의료비 때문일까? 우리 국민들은 조금 쉬면 낫는 단순한 증상들에도 병원을 찾고, 증상을 조금이라도 완화키는 약이 있으면 당연히 복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복용하는 약이 점점 늘어나고, 그 부작용으로 질병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해도 내 몸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한다. 과함은 부족함보다 못하다. 다양한 약제를 저렴한 비용으로 복용할 수 있는 의료 혜택이 오히려 과잉 치료를 부추겨 우리 인체의 자생력을 망가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인체의 자연치유 능력을 상실시키는 무분별한 의료 혜택은 혜택이 아니라 독이다.

 

 

국민 10명 중 6명이 질병 상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7년 건강검진 통계연보를 살펴보자. 일반 건강검진 1차 검사에서 질환 의심자 36.7%, 유질환자 21.9%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6명은 질환이 있거나 질환이 의심된다는 이야기다. 여기에다 질병의 고통은 있으나 의학적 로 이상을 발견할 수 없는 환자들과 의학적인 치료를 포기하고 나름대로의 치료 방법을 선택한 환자를 포함시키면, 거의 모든 국민들이 크고 작은 질병의 고통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첨단 의료장비와 다양한 약제가 질병의 고통을 덜어주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라고 할 수는 없다. 게다가 만성질환, 희귀 난치성 질환은 물론 고령화 사회에 따른 치매, 중풍과 같은 노인성 질환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 사회의 다변화, 서구식 식생활과 같은 외부 요인들이 예전보다 증가했고, 이러한 변화가 정신과 육체의 질병을 발생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도둑을 막지 못하는 주인의 무능은 그대로 두고 언제까지 도둑 탓만 할 것인가? 인체 외부의 여러 부정적 요인들은 우리가 거부할 수 없는 또 하나의 환경이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되지 않게 할 방법도 없고, 공기 좋은 나라를 찾아 이민을 가기도 어렵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기 싫어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고, 이미 길들여진 서구식 식생활을 바꾸기도 힘들다.

 

 

 

인체는 이익 창출의 도구가 아니다

 

중국의 전통 의서인 황제내경병이 된 후에 약을 쓰는 것은 목이 마른데 샘을 파는 것과 같고, 전쟁이 났는데 무기를 만드는 것과 같다라고 일갈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의료 정책은 눈부신 의학의 발전이란 미명 아래, 예방 의료를 철저히 배제하고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식으로 질병을 쫓아가는 후진적 의료 형태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중한 내 몸을 지키기 위해 한심한 대한민국 의료 정책에 안주하지 말자는 것이 나의 변함없는 주장이다. 지금 내 몸이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질병의 고통에 놓여 있고 내 몸이 생명체란 불변의 진리를 인정한다면, 제도권 의료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고통의 당사자인 내 몸에게 한 번 물어보자. “너는 이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가?”

인체는 절대로 이익 창출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참담한 수준이다. 사무장 병원, 대리수술, 의료비 부당 청구, 과잉 진료, 허위 진료, 제약회사와 병원 간의 불법 리베이트 등등,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이다. 2015827일자 한국일보의 기사에 의하면, 제약회사로부터 뒷돈을 받은 의사가 무려 1,600여 명이라고 한다. 한심한 일은 의료계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연루된 의사 중 300만 원 이상 수수자만 입건한다는 소식이었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적발된 의사 5명 중 4명은 처벌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아마 나머지 의사들도 이런 저런 이유로 법의 처벌을 면할 것이 분명하다.

 

 

부정한 거래는 과대 처방으로 이어지고

 

의사와 제약회사 사이에서 일어나는 부정한 거래는 약제의 과대 처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의료인이 그 도리를 저버리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 있음에도 항상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국민의 건강보다는 그들의 막강한 영향력과 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 지식이 없는 국민들은 의료인의 양심에 반하는 의료 행위에 대하여 알 수도 없고, 그 부당함을 항변할 방법도 없다.

 

요즘 병원에 가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바로 의료실비보험 가입하셨나요?”란 질문이다. 보험 가입 여부가 수술이라는 중대한 결정의 잣대가 되고 있다. 당장 내 주머니에서 돈이 빠져나가지 않으니 마치 공짜 치료라도 받듯이 동조하는 사람들 또한 적지 않다. 의료인들은 일부의 부도덕한 행위라고 항변하겠지만,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는 비양심적인 의료 행위는 어쩌면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환자를 이익 창출의 도구로 활용하는 의학은 이미 그 가치를 상실했다. 국가가 이들의 부도덕한 행위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부당한 의료 행위에 철퇴를 내리지 않으면, 그들은 제도권 의료라는 합법적 방패 뒤에서 국민을 이익 창출의 도구로 활용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더욱 교묘해질 것이다. 결국 피해는 국민의 몫이지만, 이미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그들을 상대로 피해자인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나마 기대할 것은 자신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치기로 선택한 의료인들의 양심이다.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고 양심과 위엄으로써 의술을 베풀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잊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