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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기공

치유를 위한 에너지의 출입구 확보하기

by 원장 이란 2022. 11. 12.

치유를 위한 에너지의 출입구 확보하기

 

 좋은 기운은 들어와야 하고, 나쁜 기운은 나가야 한다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길가의 작은 풀꽃 하나에도 우주의 섭리가 숨어 있다. 때가 되면 씨앗에서 싹이 트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음으로써, 자연을 재순환시키고 생명을 이어가는 기능을 완벽히 수행한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 인간의 몸이 자연의 이치에서 벗어날 리가 없지 않은가? 자연의 이치에서 벗어나고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이 의문을 따라가면 인간이라는 생명체의 본질에 닿을 수 있다.

 

앞에서 우리 인체 내의 셀프운동장치가 작동되기 위해서는 적정량의 에너지()가 공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좋은 기운은 공급되어야 하고, 나쁜 기운은 배출되어야 한다. 자연의 본성은 순환이다. 기운이 순환되는 것이 생명이요, 순환이 멈추는 것이 죽음이다. 그러니 좋은 기운은 인체로 넣어주고 나쁜 기운은 내보내는 것이 셀프운동의 에너지 공급 체계인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셀프운동의 에너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단전의 개념과 한의학에서 말하는 경락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런 것까지 알아야 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셀프운동의 체계를 근본적으로 이해하게 되면 막연히 믿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깊은 공감과 확신을 얻을 수 있다.

 

인체를 따라 흐르는 기운은 2가지로 나뉜다. 앞에서 좋은 기운과 나쁜 기운이라고 설명했는데, 한의학에서는 이를 진기(眞氣)와 탁기(濁氣)로 규정한다. 있는 듯 없는 듯 무게가 없고 따뜻한 기운은 진기(眞氣)’, 인체 내에서 일정 공간을 차지하고 조직과 기관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하는 무겁고 차가우면서, 강한 팽창력을 가진 기운은 탁기(濁氣)’라고 한다.

 

탁기를 내보내는 출구, 외단전(外丹田)

한편 인체의 자연치유 시스템은 물론이고, 모든 조직과 기관을 움직이게 하는 근원적인 에너지()를 저장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단전(丹田)이다. ‘붉은 기운이 저장된 밭이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그런데 단전 역시 2가지 종류가 있다. 즉 내단전(內丹田)과 외단전(外丹田)이다. 내단전은 말 그대로 인체 내부에 있는 단전으로 머리(상단전), 가슴(중단전), 복부(하단전)에 위치한 3개의 단전을 말한다. 반면 외단전은 인체 외부에 흐르고 있는데 좌우 손바닥에서 어깨까지 연결된 2개의 외단전, 그리고 좌우 발바닥에서 골반까지 연결된 2개의 외단전이 있다.

 

일반적으로 수련에서 중시하는 것은 내단전이다. 그중에서도 하복부에 위치한 하단전을 단련한다는 수련 단체들이 많다. 그런데 셀프운동 실행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내단전이 아니라 외단전이다. 왜냐하면 진기가 들어오고 탁기가 배출되는 출입구에 해당하는 것이 4개의 외단전이기 때문이다.

 

4개의 외단전이 제대로 운행되지 않으면 진기가 인체 내로 들어갈 수 없고, 탁기는 인체 내에 갇히게 됨으로써 사실상 셀프운동이 정상적으로 실행될 수 없다. 따라서 셀프운동의 핵심은 외단전을 완성시켜 셀프운동장치의 작동을 방해하는 탁기를 인체 밖으로 배출시키는 것이다. 아울러 적정량의 진기를 공급하여 우리 몸이 셀프운동장치에 저장되어 있는 진단, 회복, 재생의 운동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외단전의 역할

 

양팔의 외단전: 손바닥에서 어깨까지 연결된 2개의 외단전은 손끝으로 들어오는 에너지()를 어깨까지 전달하고, 어깨에 모여 있는 탁기를 손끝으로 배출하는 출입구역할을 한다.

 

 

 

양다리의 외단전: 발바닥에서 골반까지 연결된 2개의 외단전은 골반에 모여 있는 탁기를 내보내는 출구 역할만 한다.

 

 

우리가 병에 걸리는 1차적 원인은 탁기가 배출되지 못하고 쌓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장기가 자리 잡고 있으며, 면역력의 70%를 담당하는 복부에 탁기가 쌓이면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의 인체는 복부의 주요 장기를 보호하고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 본능적인 치유 작업을 시작한다. 배꼽을 기준으로 배꼽 위의 탁기는 어깨에, 배꼽 아래의 탁기는 골반에 모으는 것이다. 인체가 정상적으로 작동된다면 어깨에 모인 탁기는 어깨~손바닥을 거쳐 손끝으로 배출되고, 골반에 모인 탁기는 골반~발바닥을 거쳐 발끝으로 배출된다.

 

탁기를 배출시키는 4개의 외단전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면 곧바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반신에 위치한 2개의 외단전에 문제가 생기면 임맥을 통해 올라간 복부의 탁기가 어깨에 쌓이게 되므로 어깨와 연결된 팔, 경추,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 하반신에 위치한 2개의 외단전이 문제라면 배꼽 아래의 탁기가 골반에 쌓이게 된다. 이럴 경우 우리 몸의 주춧돌 역할을 하는 골반이 뒤틀리게 된다. 골반과 연결된 척추와 다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인체의 탁기가 배출되는 과정

 

배꼽 위의 탁기: 어깨에 집결 손바닥 손끝

백회에서 회음부까지 연결된 독맥(인체의 뒷면 중심선을 따라 위로 올라가는 맥)을 따라 위로 올라가 어깨에 모였다 배출

 

배꼽 아래의 탁기: 골반에 집결 발바닥 발끝

 

 

외단전이 막히는 것이 질병이다

만약 4개의 외단전이 모두 막히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반신, 하반신 할 것 없이 전신의 문제로 확대되고 인체 내의 좋은 기운은 줄어들고 탁기는 늘어나게 되므로 모든 조직과 기관이 에너지 부족으로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 즉 질병 상황에 놓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질병이 발생했을 때 즉각 작동해야 할 자연치유 시스템이 가동되지 못하므로 질병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한다.

 

외단전의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였다면 이제 진기(眞氣)가 어떻게 우리 몸 안으로 공급되는지 그 경로를 살펴보자. 양팔의 외단전은 탁기를 배출하는 출구이자 진기를 들여보내는 입구이기도 하다. 외단전(손끝)에서 두 팔을 통해 어깨까지 전달된 진기는 임맥(인체의 앞면 가슴과 배 한가운데를 따라 아래로 흐르는 맥)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 배꼽 부위에 자리 잡은 하단전에 저장된다. 이렇게 저장된 기운이 인체 내의 각 조직과 기관에 전달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인체의 나쁜 에너지를 배출하고 좋은 에너지를 공급하는 외단전의 역할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했다. 에너지의 흐름과 막힘에 따라 인체가 질병에 걸리거나 치유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질병의 명칭과 증상에 상관없이 모든 질병이 발생하는 원인이 대동소이하다는 것 또한 알게 된다.

 

 

 

에너지가 흐르는 통로

 

혈액순환계, 림프 순환계에 이은 제3의 순환계

우리 몸 안에 존재하는 혈액 순환계와 림프 순환계는 부인할 수 없는 해부학적 실체다. 그런데 전통의학에서는 이 둘 외에 기()를 운행시키는 제3의 순환계가 존재한다고 본다. 이것이 바로 경락이다. 한의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경락 마사지란 말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현대의학에서는 거의 무시되고 있지만, 경락은 장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한의학의 중심 개념이다. 경락은 전신의 기혈을 운행하고 인체의 각 부분을 조절하는 통로이자 생명선이라 이해하면 된다.

 

한자를 잘 살펴보면 그 의미가 이미지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경락(經絡)이 그렇다. ()통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뜻이고, ()그물과 같이 교차되고 연결된다는 뜻이다. 우리 몸 전체를 촘촘히 덮고 있는 네트워크가 연상되지 않는가? 인체의 장부, 조직, 기관, 피모, 근육, 골격 등의 조직을 소통시키고 연결하는 경락 체계는 생리와 병리 작용,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근거가 된다.

 

황제내경 영추편에는 경락은 사람이 살 수 있는 바탕이며, 사람이 병을 치료하고 나을 수 있는 바탕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물론 해부학적 관점을 고집하는 서양의학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경락(經絡)의 실체를 납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경락은 수천 년의 역사 속에서 무수한 임상과 경험을 토대로 정립된 실체이며 질병의 근본 원인을 찾고 해결할 수 있는 열쇠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경락을 설명하면서 경혈, 경맥이라는 개념이 등장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우리가 매일 쓰고 있는 전기를 비유해 설명하면 보다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인체 내에서 운행되는 기()의 체계는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전기의 공급 체계와 아주 흡사하기 때문이다.

 

인체 에너지의 흐름

발전소(우주, 자연) 변전소(단전) 송전 선로(경락) 변압기(경혈) 가정(장부, 조직, 기관)

 

알다시피 전기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후, 변전소에 저장되었다가, 송전 선로를 거치고 변압기를 통해 각 가정에서 쓸 수 있을 정도로 전압을 낮춘 후에 공급된다. 우주의 에너지인 기()는 인체의 단전(변전소)에 저장되고, 기의 운행 통로인 경락(송전 선로)을 통해 장부, 조직, 기관에 공급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선로를 따라 흐르는 고압 전류를 안전하게 조절해주는 변압기의 존재이다. 인체에도 이와 유사하게, 경락이 흐르는 선 위에 기()를 조절해주는 361개의 경혈(經穴) 자리가 있다. 경락을 흐르는 수많은 파동의 집합체인 기()가 경혈 자리를 거치면서, 고유의 파동을 갖고 있는 장부, 조직, 기관에 적합하도록 변환되어 공급된다는 뜻이다.

 

한의학은 14개의 경락과 그 노선에 위치한 361개의 경혈 자리가 있다고 한다. 그 외의 혈자리까지 포함한다면 전신이 마치 거미줄처럼 에너지 전달 회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우주의 운행 법칙과 신비가 그대로 함축된 소우주, 그것이 바로 인체란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